[심층진단] 세계 질서가 무너졌다. 레이 달리오의 경고 (2026.02.17)

(연금개혁 논의에서 사실에 기반한 접근을 강조하는 연금연구회는 특정 성향의 정치세력들과는 거리를 두는, 즉 정치적인 중립성을 추구하고 있다.

연금연구회는 이 칼럼을 쓴 당사자의 평소 정치적 성향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단지 이 칼럼에서 언급된 내용들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질 국민연금 기금 운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어 전문가 칼럼으로 포스팅하고자 한다.

최근들어 국민연금기금 운영에 정치적인 판단을 강요하는 듯해 보여서다!!)

2026년 2월 15일,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립자 레이 달리오가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의 제목은 단호했다.

It’s Official: The World Order Has Broken Down(공식적이다: 세계 질서가 무너졌다).” 달리오는 이 글에서 2026년 뮌헨안보회의 보고서 「Under Destruction」를 직접 인용하며 “2차 대전 이후 세계 질서가 무너졌다(post‑1945 world order has broken down)”고 서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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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본전쟁의 리스크가 한국에게 가장 절박하다. 달리오가 두바이에서 “자본통제(capital controls)와 자본전쟁이 전 세계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한 것처럼, 한국도 자본전쟁의 한복판에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 미체결은 달러 유동성 비상구가 닫혔다는 의미다.

동시에 중국이 보유한 한국 국채 138조 원은 달리오가 말하는 “부채 보유를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자본전쟁의 잠재적 무기다.

달리오가 경고한 대로 “상호 공포(mutual fears)”가 존재하는 한, 이 무기는 언제든 실전 투입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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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오는 역사적으로 제국의 쇠퇴기에 자산 가격이 실물경제와 괴리되며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부채를 늘려 유동성을 공급하고, 중앙은행이 이를 뒷받침하면, 자산 가격은 명목상 치솟지만 실질 구매력은 하락한다. 이것이 바로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코스피의 급등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반도체 두 종목이 주도한다. 나머지 실물경제의 체감 지표는 암울하다.

1월 고용 증가는 10만 8,000명으로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계부채는 여전히 GDP 대비 100%를 넘는다. 달리오의 표현대로 “평균 수준보다 고통받는 사람들의 비율과 그들의 집합적 힘이 중요하다.”

코스피 5,500이 국민 다수의 삶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체제의 건강함이 아니라 체제의 왜곡을 보여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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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우려스러운 것은 국민연금의 역할이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매수 한도를 사실상 소진한 상태에서 추가 매수(최대 30조 원 규모)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가입자의 노후 자금을 환율방어와 주가부양이라는 정책 목적에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달리오가 경고하는 “정부가 재정 능력을 상실하면 필요한 민간 부문을 구제할 수 없고, 권력을 잃는다”는 시나리오의 전조라는 우려를 무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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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역시 같은 심정이다.

한국의 현 정치 구조가 달리오가 처방하는 “재정 건전성 회복, 인플레이션 통제, 국민 통합”의 길로 갈 가능성은 극히 낮다.

그렇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달리오의 답은 명확하다.

“극단적 분산을 준비하라.” 필자의 답도 명확하다. 이것은 투자가 아니라 생존이다. 부(富)의 확대가 아니라 자산의 방어다. 번영이 아니라 각자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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