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금’과 ‘신연금’으로의 분리…KDI 개혁안이 말하는 국민연금의 진실(한국일보 Deep&wide. 2024년 3월 18일)

국민연금을 이원화하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개혁안이 주목받고 있다. KDI는 낸 만큼 받는 제도로 개편해, 개혁 이후부터 모든 국민연금 가입자가 새 연금에 가입하는 안을 제안했다. 현 국민연금은 구연금, 새 연금은 신연금으로 이원화해 운영하자는 것이다.

◇국민연금 취약성 돌아보게 하는 KDI 개혁안

국민연금 문제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대다수 OECD 회원국은 완전소득비례연금을 채택한 반면, 우리는 소득재분배 기능까지 포함하면서도 OECD 평균(18%)의 절반에 불과한 9%의 보험료를 적용하고 있다.

KDI는 이런 현상 등까지 포함시켜 2023년까지 연금지급 부족액을 609조 원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개혁이 5년가량 늦어지면 부족액이 869조 원으로 급증한다고 본다. 빨리 개혁해 부채 증가를 막자는 취지에서 KDI안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KDI 추정치조차도 최소치임에 주목해야 한다. 미적립부채(현재 수급자·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데 필요한 연금액 대비 부족한 액수)가 1,825조 원에 달하고 있어서다(연금연구회 소속 전영준 한양대 교수 추정치). 부족액을 국가가 책임지되, 신연금부터 부채가 늘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거다. 이를 위해 2024년 모든 가입자가 신연금으로 넘어가면서 신연금에서는 낸 만큼만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KDI는 보험료를 2024년 한 해 15.5%로 올리고 제대로 기금을 운영하면 매년 4.5%의 수익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또한 특정출생연도, 즉 동일집단 내에서 소득재분배 기능이 작동하게 했다. CCDC(Cohort Collective Defined Contribution)를 통해 DC형에서도 소득분배 기능이 작동할 수 있다는 거다.

◇총론적으로는 바람직한 KDI 방안

총론적으로 보면, 실행만 될 수 있다면 KDI안은 바람직한 개혁 방향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마저도 꽤나 낙관적인 가정에 근거한다는 것이다. 우선 출생률이 2040년 1.21명으로 올라갈 것으로 가정해서다. 통계청은 이미 1.0명 수준으로 출생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년 평균 수익률 4.5% 달성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호황기·침체기를 겪을 세대가 상이함에도 모두에게 동일한 수익률 달성을 상정하고 있다. 운 나쁜 세대는 낸 만큼 받는다는 KDI안을 따르더라도 낸 것보다 적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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