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환율방어용 불쏘시개로 날려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결과’에 대한 연금연구회 입장문-
1월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는 국내 주식 비중을 0.5%포인트 높인 14.9%로, 반면 해외주식 비중은 38.9%에서 1.7%포인트 줄인 37.2%로 ‘국민연금기금 포트폴리오’를 심의·의결했다. ‘기금위’는 “외환조달 부담과 최근 수요 우위의 외환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변경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기금위’가 밝힌대로 국민들 노후생활 최후의 보루인 국민연금을 환율방어의 쌈짓돈으로 활용하고 있음에 대한 자백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이번 ‘기금위’의 국내 주식 비중의 소폭 확대는 청년들과 국민들의 강력한 반대여론에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우리 연금연구회는 다음과 같이 우리의 우려와 요구를 밝힌다.
첫째, 이번 국민연금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국민연금 규칙기반 기금운용원칙 훼손이라 아니할 수 없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예외를 상시화하면 자산배분 원칙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유예의 조건과 종료 시점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규칙기반 운용’이라는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둘째, 정부 조직개편을 이유로 ‘기금위’의 정상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통해 정부 위원인 차관 1명이 추가되었는지 공개 질의한다. 정상적인 결정이었다면 국민연금 기금운용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 이미 4명이나 되는 타 정부 부처의 차관 1명과 교체했어야 해서다. ‘기금위’는 위원장인 보건복지부장관 외에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또 국책연구원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KDI 원장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방향을 그대로 따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원이 8명(위원장 포함시 9명)이나 된다.
셋째, 정부의 쌈짓돈 다루듯 ‘기금위’의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국민연금 수익률 측면의 하방 위험에 대해 강력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 연금연구회는 작년 12월 3일 국민연금기금의 환율방어 수단 활용에 대한 반대 관점을 표명하는 성명서 발표를 시작으로 하여, 그동안 연금연구회는 정부 정책 방향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기금위’의 위임을 받았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한 TF가 전략적인 모호성을 앞세워가면서 국민연금기금을 이용한 환율방어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심화된 원화가치 하락세의 주된 이유를 연금연구회는 적자 예산 편성을 통한 확장적 재정정책 강행에 따른 국가부채 급증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12월 23일 이후 야간시간 대의 역외시장에서 대량의 달러 매각이 이루어졌던 현상을 전략적인 모호성을 앞세운 국민연금기금이 투자한 달러 표시 자산 매각 결과로 보고 있어서기도 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장기간 지속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주목한다면, 초장기간에 걸쳐 운영되는 국민연금을 단기적인 시계에 맞추어서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 연금연구회의 입장이다.
이미 작년부터 국민연금은 올해 목표인 14.4%에 비해 훨씬 높은 비중의 국내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통상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에는 추후 나타날 부작용을 우려하여, 기관투자가들은 주식을 팔곤 했었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했고, 또 국민연금 목표 포트폴리오를 훨씬 초과했음에도, 긴급 ‘기금위’까지 개최하면서 국내 주식과 채권 비중을 높인 정부의 결정에 대해 연금연구회가 강력히 우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넷째, 달러 표시 자산의 대규모 매각 대금이 코스피 주요 종목 매수 자금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금연구회는 강력히 우려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도래가 최근 코스피 급상승의 주요 요인이 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연금연구회는 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한 해외 자산 외에도, 매각 규모 축소를 위해 외부 위탁 운용의 달러 표시 자산 매각이 포함되었을 것으로 연금연구회는 추정한다. 언젠가 발생할 책임 공방에서의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접 운영하는 자산 대신에 위탁 운영하는 자산을 매각했으리라고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책임 있는 정부 당국에서는 진상을 명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다섯째, 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현실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및 국민연금기금의 외화채 발행 시도 역시 연금연구회는 많이 우려하고 있다. 국민연금을 강화하는 방향이 아닌 정부·여당의 국민연금 흔들기를 즉각 멈출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마지막으로 정부 의지대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기금위’를 통해 이미 존재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국민연금기금 운영 방향을 결정한 오늘 ‘기금위’ 개최 결과에 대해, ‘세대간 형평성 제고’와 ‘국민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는 연금연구회는 강력하게 경고한다. 국민연금기금은 정부의 쌈짓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세대와 연대하여 연금연구회는 국민연금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시 한번 천명하는 바이다!!
2026년 1월 26일
연금연구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