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金인가 軟禁인가? 정책 볼모된 국민노후 (2026. 2.19)

([오정근의 아주경제적 시선] 국민연금으로 환율 안정? 지속가능한 정책 전환 시급하다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하는 이유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독립성이 완벽히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튜어드십 확대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기업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민연금을 정치화하면 안 된다”며 “스튜어드십 강화를 통해 기금 수익률 인상까지 가려면 제도를 잘 설계해야 한다”고 우려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감독 권한을 보건복지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활동은 금융위원회가 감독한다.

반면 연금공단은 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국민연금 제도는 복지부에서 맡는다. 일본처럼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금융위원회가 이를 통합 관리하도록 이관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기금 운영 방식이 흔들리고 있다. ‘뉴프레임워크’ 구호 하에 정부가 주도적으로 기금을 운영하겠다고 해서다.

최근 기금운용위원회 개최 이후, 보건복지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하는 환헤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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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단지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국민연금기금 대부분을 해외 투자로 돌리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이는 것도 완전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요 기업의 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칫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기업 경영에 관여하고 정부가 기업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연금사회주의 문제가 거론된 배경이다.

국내 국채 비중을 높이는 것도 문제다. 확장적 재정정책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적자예산 편성의 손쉬운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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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국민과 외국인 투자자가 원화 약세(달러 강세) 추세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던 이유는 우리 경제의 앞날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잠재 성장률이 급락하는 현실에서, 적자예산을 편성하면서도 미래 먹거리에 대한 집중 투자보다는 선심성 지출로 누수되는 돈이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높여달라고 국민에게 읍소하는 명분과 타당성을 확보하려면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건전 재정으로의 회귀에 대한 확신을 주어야 한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 없이 임시방편으로 국민연금을 활용하려고만 한다면, 고환율도 못 잡고 국민 노후만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우려에 귀를 열어야 한다.

결국 근래 환율 급등은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이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는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서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의 외화채 발행을 추진하는 것은 또 다른 논란의 씨앗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외화채 발행은 원·달러 환율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해석된다.

다만 외화채는 부채 성격으로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저하될 수 있으며 국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이 환율 방어에 직접적으로 동원된다는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https://www.ajunews.com/view/20260217192020711#_enli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