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밸런싱 원칙’ 스스로 무너뜨린 국민연금 [현장에서] (2026.01.27.)

리밸런싱은 단순한 매매 규칙이 아니라 국민연금 운용의 안전판이다.

시장 전망을 배제하고 목표 비중에서 벗어나면 비중을 되돌리는 방식으로, 상승기에는 이익을 일부 확정하고 하락기에는 분산 효과를 높여 장기 수익률을 방어해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상승장에서의 ‘이익 실현’ 기능이 한시적으로 꺼졌다. 지수가 오르는 동안에는 매도 물량이 줄어 시장 부담이 덜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조정 국면에서는 국내주식 비중이 높은 상태로 하락을 맞을 수 있다.

유예가 끝난 뒤 리밸런싱이 재개될 때 조정 물량이 늘어나면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해외주식 목표 비중을 낮춘 결정도 향후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국내 시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늘리는 방향을 중장기 자산배분의 기본 축으로 삼아왔다.

원화 약세와 외화 조달 부담이 큰 국면에서는 해외투자 속도 조절이 환율·수급 부담을 덜어주는 완충재가 될 수 있지만, 국내 증시 변동성에 대한 노출이 커진 점은 부담으로 남는다.

국민연금의 목적은 증시 부양도, 환율 방어도 아닌 ‘국민의 노후 소득 보장’이다. 시장 상황을 이유로 원칙을 멈추는 선례가 쌓이면, 기금은 규칙 기반 운용이 아닌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정책 수단’으로 비칠 수 있다.

기금위는 ‘한시적’이라는 말만 남기지 말고 유예의 분명한 종료 기준과 책임 구조부터 제시해야 할 것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1/0002766759?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