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퇴직연금 기금화, ‘규모의 경제’보다 앞서는 신뢰의 문제 (2026.01.22)

특히 청년층의 반발은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다. “국민연금조차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데, 또 하나의 거대 기금을 믿으라는 것이냐”는 불신이 깔려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투자 확대나 외환시장 안정 등 정책적 목적에 활용돼 왔고 이 과정에서 정치적 논란을 반복해왔다.

퇴직연금 기금화가 ‘제2의 국민연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야당의 반발 수위도 높다. 국민의힘은 퇴직연금 기금화 논의에 대해 “근로자의 노후 자산을 국가가 일괄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발상은 명백한 위헌 소지”라고 맞서고 있다.

사적 재산에 대한 국가 개입의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헌법적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운용 실패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해외에서는 퇴직연금 기금을 부실하게 운용해 대규모 손실을 낸 사례도 존재한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이미 430조원을 넘어섰고 2040년에는 1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단 한 번의 판단 오류가 미칠 파장은 상상 이상이다.

그럼에도 논의는 DC형 기금화에 집중돼 있다.

전체 퇴직연금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DB형의 낮은 수익률 문제는 상대적으로 뒷전이다. 가입 비중이 높은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외면한 채 ‘운용 방식’만 바꾸겠다는 접근은 정책의 방향성을 흐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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