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공청회가 보여준 우리 사회의 민낯

상황이 이러함에도, 이번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와 국회 연금개혁특위는 국민연금 누적 적자와 미적립 부채 공개를 거부했다. 재정 추계를 하면 자동으로 나오는 누적적자 수치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따져야 한다. 미적립 부채 계산 방법이 여러 개 있어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한다. 여러 방법으로 계산한 뒤에, 국민연금 운영 원리에 가장 부합하는 미적립 부채 규모를 이야기하면 되는 문제다.

세미나에서 국민연금 미적립 부채 추정치가 공개되자, 당장 ‘이 추정치는 현재 국민연금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의 추정치라, 국민연금이 처한 위기를 과장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적절하지 못한 비판이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현재 9%에서 내년에 당장 18% 이상으로 두 배 넘게 올리지 않는 한, 미적립 부채는 계속해 늘어나는 구조라서 그렇다. 공무원·군인연금의 충당부채가 매년 늘어나는 이유와 같다. 1년 만에 보험료를 두 배 이상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그러한 비판 자체가 국민연금이 처한 위험을 축소하려는 의도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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